마왕님, 리트라이! 3장 12화 동화 유희 by Foms


――사타니스트 본거지


「대체 어찌된거냐……! 사용하는 타이밍이 너무 빠르다!」


유토피아가 분노에 찬 목소리를 내며 옥좌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여태껏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거의 없었던 남자였다. 그런 유토피아가 격분하고 있는 모습에, 곁에 있던 소녀가 살짝 몸을 떨었다.




「마지 녀석…… 무엇에 이성을 잃은게냐!」

「부, 분명……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진걸거야……」


유토피아가 옆에서 떨고 있는 소녀에게 차가운 뱀같은 시선을 보낸다.
말로는 하지 않아도 눈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 반푼이가, 라고. 타인은 감정을 "색"으로 보고 마는 소녀는 무의식 중에 눈을 내려 깐다.
거기엔 보고 싶지도 않은――"비참한 색"이 보였기 때문이다.


「토론…… 저걸 가져가서 남은 두개를 성성의 앞에서 사용하라고 전해라. 그정도는 가능하겠지―― 혼혈 반푼이라도」


「……으, 응」


검은 고스로리 복장을 입은 소녀가 타박타박 걸어가, 단 한번 옥좌를 뒤돌아봤다.
소녀는 "무언가"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되돌아 온건 지극히 냉담한 것이었다.


「빨리 꺼져라―― 눈에 거슬린다」


마치 개를 쫓아내기라도 하듯이 유토피아가 손을 휘두르며, 고개를 돌린다.
시야에 넣고 싶지도 않다, 라는 모습이었다.

 그와 같이 강대한 힘을 가지고, 예사롭지 않은 지위에 있는 "악마"에게 있어, 혼혈같은건 존재 자체가 불결한 것이다.
전력 부족만 아니었어도 이 소녀따위는 유토피아의 손에 오체분시 됐겠지.

이 소녀도 오르간과 마찬가지로 혼혈아――“마인”이었다.



 ■□■□



한 사람의 광대가 아르테미스에 접근하고 있다.
비유가 아니라 그는 정말로 피에로의 모습을 하고 있는거다. 그는 지시된 집단에서 멋대로 벗어나, 독자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 발걸음은 이상하리만치 가볍다.
줄곧 노리고 있던 성녀가, 무방비하게도 무려 호위도 없이, 단독으로 식사를 즐기고 있다는 거다.
그걸 들은 순간, 그는 집단에서 떨어져, 성녀를 암살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보같은 성녀도 있구만……」


그의 이름은 카미야
뒷세계에서 조금 이름이 알려진 암살자였다. 그 화려한 모습으로 주위를 방심시키고 여러 파티나 무도회에 섞여 들어가 표적을 암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가 다루는건 갖가지 독약과 바람총. 지효성인 것이 많다보니 누가 범인인지도 모른채 태연히 회장을 빠져나가서,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거다.

지금은 먹고 살기 위해 사타니스트의 집단에 들어가 여러 귀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성녀는 그 필두라고 해도 좋다. 다만 그는 사타니스트의 집단에 있는 자로선 별종으로, 딱히 악마를 신봉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먹고 살기 위해서――"비지니스"였다.


「여기가 그 여자의 하우스란 말이지……」


카미야가 의미불명의 말을 뱉으며 아르테미스의 문을 열었다.
가게에는 수많은 손님……그것도 귀족들이 있었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다.
오히려 카미야에게 있어서는 매우 좋은 상황이었다.

귀족같이 지위가 높은 인간일수록 광대를 좋아한다. 사람이 아니라 언어를 이해하는 원숭이같은걸로 생각하는 거겠지.
주저없이 바보취급하고, 업신여기고, 동정과 함께 동전을 던진다. 광대는 그들 귀족의 자존심을 만족시키는 소중한 존재인거다.


「어머나, 이 얼마나 존귀한 분들이 모여계신걸까요! 제 눈이 멀어버릴 것 같사와요!」


카미야가 비틀거리며 양손으로 과장되게 눈을 가린다. 너무 눈부셔서 눈을 뜰 수 가 없다는 듯한 몸짓이다.
그 익살스런 몸짓은 경지에 달해, 귀족의 아이들이 키득키득 웃는다.


「너무나 눈부셔서, 제 눈에 고귀한 장미가……!」


대체 어디서 꺼낸건지, 카미야가 눈에서 손을 뗀 순간, 양손에 아름다운 장비꽃 한다발이 나타나 그 꽃잎이 점내에 화려하게 휘날렸다.
생각지 못한 묘기에 점내에 박수가 터졌다.
점내의 손님들로선,  이것이 "가게의 배려"라고 생각한 것이다.


「역시나 아르테미스네. 이런 상황인데도 손님을 안심시키려고 광대를 부른 모양이야」

「음, 귀족인 자, 이런 때일수록 당당하게 자리를 지켜야하는 법」

「이정도 소란으로 떨어서야, 우리의 용감한 선조들에게 비웃음 당할테지」


귀족이란건 자존심과 허세의 덩어리다.
옆 테이블 손님이 태연히 광대를 관람하고 있는데, 자신이 떨고 있으면 체면이 안선다고 생각하는거겠지.
내심으론 바깥의 소동에 공포를 느끼면서도 애써 무시하며 어울리지 않는 박수와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카미야도 그 분위기를 타고 차근차근 테이블을 돌면서 익살스런 몸짓으로 웃기거나, 때로는 모자에서 비둘기를 꺼내거나, 귀족에게서 받은 은화를 한순간에 금화로 바꾸거나 하는 마술과 묘기를 선보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설마하니 이 남자가 암살을 위해 이 가게에 왔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겠지.

그리고 드디어 그는 성녀가 있는 테이블에 도달했다.
그에게 예상밖이었던건 그곳에 사교계의 중추인 마담 버터플라이까지 있었던 것이다. 사람을 보는 눈이 매우 엄격하고, 그 관찰안은 결코 얕볼 수 없다.
카미야는 내심 칼날 위를 맨발로 걷는 듯한 긴장감을 느꼈다.

하지만 정말로 경계해야할 사람은 마담이 아니라, 요염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녀 쪽이었다.


「매우 유쾌한 광대씨네요. 저도 한가지 마술을 피로해도 될까요?」

「어머나, 이러언 아름다운 분이 마술까지 할줄 아신다니! 나 질투해버려어!」


카미야가 익살스런 몸짓으로 손수건을 입에 물자, 그 모습에 점내의 손님들이 크게 웃는다.
이 남자는 실제로 암살자가 아니라도, 이 길로 나가도 먹고 살 수 있겠지. 익살을 떨면서도 성녀에게서 결코 눈을 떼지 않던 그였지만, 그 눈이 굳었다.
자신의 "오른팔"이 아무데도 없었던거다.



「헤……어, 어라아……저, 의……」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도 모른채 침을 삼키던 순간, 다음엔 왼팔이 사라졌다.
그것도 어깨에서부터 깔끔하게.


「시, 싫다 참……어째서, 팔, 이……」


아픔이 없다.
피 한방울도 흐르지 않는다.
그런데 팔이 없다.
움직이려 해봐도, 감각이 없다.
카미야가 무심코 비명을 지르려던 했을때, 미녀가 상냥하게 물어왔다.


「――당신이 떨어트린건 오른팔? 아니면 왼팔?」


미녀가 비웃는다.
그 손에는 각각 자신의 양 팔이 잡혀 있었다.
미녀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어떤 남자라도 떨어트릴만한 마성의 미소를 짓고 있다. 무심결에 카미야의 심장이 강하게 고통쳤다.
물론 연심같은 달콤한 감정은 아니다. 농후한 "죽음"을 느낀거다.
그것도 절대로 도망가지 못하는 부류의 죽음이다.


「야, 양쪽……일까나……」

「어머나, 욕심꾸러기네.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서비스해줄까」


《――신의 손 : 봉합》


대체 뭐가 어찌되고 있는거지――? 잘려나갔던 양팔이 원래대로 돌아가 있었다.
카미야의 전신에서 폭포처럼 땀이 흘렀다.


「어머나……죄송해요, 왼쪽 오른쪽을 잘못 붙였나보네요」

「자, 잠깐! 그런거 웃을 수 없다고오오!」


카미야의 외침에 점내의 손님들이 손뼉을 치며 폭소한다.
그들은 설마하니 정말로 팔이 떨어져나갔다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이것도 마술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거다.
오히려 카미야의 "사전준비의 절묘함"에 감탄하는 사람도 많았다.


「저 광대, 대단하지 않은가……다음에 우리 저택에도 불러볼까」

「파파, 우리 집에도 불러줘!」

「으음, 자작의 가족을 초대해서 파티를 여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만」

「저건 어느 가게에서 온 광대지? 다음에 무도회의 메인 이벤트로 부를까」


카미야가 모르는 곳에서 점점 이야기가 커지고 있었지만, 본인의 심경은 한마디로 비참했다. 본래 오른팔이 있어야할 장소에 왼팔이 붙어있는거니까.
실수했다, 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다.
이 지나치게 황당무계한 모습이야말로 마술로 생각되게 하는 요인이었지만.


「그럼, 이 누나……이번엔 제대로 붙일게. 잘 됐네, 광대씨?」

「하, 하, 앗……! 붙어있어! 내 팔, 붙어있어!」


양팔을 원래 위치로 되돌려지고, 카미야는 안도감이 넘쳐흘러 양팔을 높이 들어 올렸다.
훌륭한 마술을 성공시킨 광대에게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아쿠와 루나도 웃는 얼굴로 박수를 치고, 마담마저 무심결에 웃고 있다.
테이블의 사람들은 어차피 마왕이 뭔가 했으리라고 생각하고 있는거다. 실제로 지금 유우는 광대의 귓가에 속삭이고 있었다.


「다음엔 떨어트리지 않게 조심해, 광대씨? 그리고 품 속에 있는 독약, 냄새가 너무 심해. 사람을 죽일거라 좀 더 좋은걸 사용해야지. 응?」

「네, 네에……」

「다음에 시야에 들어오면 산채로 "회"를 떠줄테니까 조심해」


카미야가 고속으로 고개를 세로로 흔든다. 그 모습은 마치 부서진 인형같았다.
실제로 그녀는 아무런 주저없이 웃으며 "그 것"을 해버리겠지. 잠깐의 접촉이었지만 카미야는 그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 후, 카미야는 어색하게 점내의 손님들에게 손을 흔들고 던져진 대량의 팁을 가죽자루에 모으고는 가게를 뒤로 했다.


(나가야해, 도망쳐야해……한시라도 빨리!)


카미야는 그 후, 미친듯이 북쪽으로 말을 달려, 거기서도 안심할 수 없었는지 도시국가에까지 도망치는 신세가 됐다.
"마녀"와 조우해서 목숨을 건지다니, 그는 고금 제일 강운의 소유자겠지.

이렇게 아르테미스의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소란의 원흉은 아직 건재하다.
남은 두 곳의 습격지점에도 이변이 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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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유우 누님의 귀여운 마술쇼 였습니다.
여기엔 점내의 손님들도, 무심코 미소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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